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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전폰이라는 휴대전화엔 이미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려 있었다. 전화번호를 검찰이나 금감원 번호로 보이게 조작이 가능했다. 신분증도 정교하게 합성한 가짜였다. 이를 진짜라고 믿은 A씨는 돈을 인출한 일반적 습득공고 방법 토스뱅크 직원의 전화까지 받고서도 사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1700만원을 보이스피싱범에게 전달했다. 결국 토스뱅크 직원의 5시간에 걸친 설득 끝에 사기임을 깨달았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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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타깃한 ‘셀프감금’ 보이스피싱 확산
최근 정보 '뉴 SM7 노바' 통신(IT) 기술을 활용해 검찰·금감원 등 주요 기관 직원을 사칭한 뒤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돈을 빼내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피해자가 다른 사람 연락을 받지 못하도록 숙박업소에 숨어 있으라는 이른바 ‘셀프감금’을 유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노인이 아니라 20대와 30대를 주 범죄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A씨 사례처럼 IT 주택전세금대출 기기에 익숙한 청년층은 악성 앱이나 합성 신분증 등 디지털 기술로 속이면 오히려 더 쉽게 믿는다는 특성을 이용했다.





서울 종로구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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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은 6753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76.2%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 중 52%는 20대와 30대 청년층이었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이 1억원 이상인 고액 피해자 중 20~30대 비율은 지난해 7~12월 17%에서 올해 1 소방관야간수당 ~4월 26%로 급증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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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인 계좌만 15만개, 보이스피싱 금융권 부담으로
IT 기술까지 활용해 보이스피싱 범죄가 고도화되면서, 금융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에서 사기로 신고돼 지급 정지한 계좌는 15만82개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만3381개에서 지난해 3만2409개로 급증하는 추세다.





통화 중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내용을 탐지해 경고 알림을 보내는 모습. 권유진 기자



문제는 피해자들이 이미 ‘셀프감금’을 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지배를 받고 있어 사기를 막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도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범죄 의심 거래를 아예 미리 탐지해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A씨도 토스뱅크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서 의심 거래로 탐지되면서, 추가 범죄를 예방한 사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삼정KPMG·김앤장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FDS 고도화에 착수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FDS에 AI 모델을 결합해, 범죄 예측부터 실시간 대응까지 아우르는 탐지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나은행은 AI에게 보이스피싱과 대포통장 패턴을 학습시켜 의심거래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계좌를 차단·확인하는 새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행동 패턴 분석 등 AI 기반 FDS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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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무과실 배상 책임’까지 만지작
금융당국은 아예 ‘무과실 배상 책임’까지 추진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하면, 금융사 과실이 없어도 배상 책임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배상 한도·절차 등을 금융사와 논의해 입법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구상이 실현되면, 금융사가 보이스피싱 범죄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금융당국 논리다. 다만 책임이 없는 피해 사례까지 금융사 부담으로 지우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사 책임 지우기만으로 고도화된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없다”면서 “우선 정부 차원에서 IT 기술 투자를 늘려 신종 보이스피싱을 막는 기술적 개발이 필요하고, 범죄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어디까지 지울지도 명확히 해서, 합리적인 피해 구제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짚었다.
☞셀프감금=IT 기술을 활용해 검찰·금감원 등 주요 기관을 사칭한 뒤, 피해자에게 숙박업소 등에 숨어서 지시에 따르라고 강요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스스로(셀프) 외부와 연락을 차단(감금)하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