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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에서도 보지 못했던 명품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머리를 치켜든 뱀의 자태를 로고처럼 새긴 1700여년 전 울산 장인의 토기 항아리가 자태를 뽐낸다. 말 탄 경주 신라 귀족이 정성껏 비단벌레 날개 조각을 붙여 기품을 내면서 치장했을 1500년 전 말 몸띠 장식물은 다른 구석에서 자리를 틀었다. 경주의 다른 신라 귀족이 말등에 놓았던 장식물로, 지금도 은은한 빛을 내뿜는 은제 말안장 꾸미개로 시선은 옮겨 간다. 양손잡이가 달린 ‘굽다리 위 곧은 목 항아리’는 구름무늬와 톱니무늬가 표면을 규칙적으로 돌아가면서 좌우 대칭으로 엄격하게 잡힌 모습이, 정교한 트로피를 떠올리게 회사채금리추이 한다.



양손잡이 달린 5세기 고신라시대의 굽다리 곧은 목 항아리. 엄정한 좌우대칭 구도의 틀잡힌 모양새에 구름무늬와 톱니무늬가 치밀하게 배치된 고신라 토기의 최고 명품이다. 창원대 조사단이 울산 중산리 고분에서 1980년대 발굴했다. 영남대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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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영남대박물관에서 호평 속에 열리고 있는 대학박물관 수장고 발굴 기획전 ‘오랜 기다림, 수장고를 나서다’는 양질의 고급 발굴 유물들 별천지다. 다른 전시기관에서 유례를 쉽게 찾을 수 없는 국가문화재급 금동관과 정교한 장식무늬 토기, 장신구 등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국가유산청이 한국대학박물관협회와 함께 지난 7월11일 재형저축 금리 부터 열고 있는 이 전시는 영남권 10개 대학의 수장고 대표 유물 233점(117건)을 선보이는 연합 특별전이다.
특별전에 출품된 유물들은 국가유산청이 2020년부터 6년간 대학박물관들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매장유산 미정리 유물 보존 및 활용사업’의 주요 성과물들이다. 전시는 ‘오랜 기다림, 역사를 밝히다’, ‘역사를 발하다’, ‘이야기를 주택금융공사전세보증 만들다’, ‘발굴을 기록하다’의 4부로 나눠 사업의 과정과 성과를 조명한다. 경북 안동 지동과 경주 황오동 34호분에서 발굴한 금동관, 합천 옥전고분군에서 발굴한 원통형 그릇받침(기대), 울산 중산리의 뱀 문양 항아리와 굽다리 항아리 등 중요 유물들이 대거 나왔고, 각 박물관의 발굴 이야기, 관련 보고서 및 전시도록들까지 소개하면서 관객들이 유물의 여정을 대출받을수있는곳 함께 따라가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5세기 비단벌레 날개 장식 말띠드리개. 영남대박물관 제공





6세기 금동관(안동 고분). 영남대박물관 제공


출품된 유물들 가운데는 금동관이나 말갖춤 장신구, 장식토기 등에서 예술성 뛰어난 수작들이 수두룩하다. 안동에서 경북대 조사팀이 1980년대 발굴한 금동관은 경주 왕릉의 금관에서 본체와 따로 분리·결합된 얼개의 ‘出’(출)자 모양의 가지 장식이 지방으로 전파되면서 본체와 아예 붙어나오는 얼개로 변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고고학적 가치가 큰 유물이다. 역시 경북대팀이 경주 황오동 신라고분에서 1970년대 발굴한 은제 말안장 장식은 국내 유일품으로 은비늘 같은 표면의 영롱한 광채가 눈길을 사로잡는 명품이다.
울산 중산리에서 창원대팀이 발굴한 뱀 추정 무늬가 돋을새김된 3세기대 긴몸항아리와 양손잡이 달린 트로피 모양의 5세기 굽다리 항아리는 지역 고대 장인의 개성적인 미의식이 돋보이는 한반도 고대 토기의 최고 수작들로 꼽힌다. 동국대팀이 경주 황오동 신라고분군을 조사하다 수습한 은실 장식 백화수피(자작나무) 고깔과 비단벌레 장식 말띠드리개도 공예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일급 유물들이다. 10월24일까지.



3세기 뱀 무늬 긴몸항아리(울산 중산리 고분). 영남대박물관 제공


대구/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