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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자산 가치뿐 아니라 주거의 기본적 질도 뛰어납니다. 현재 주거 환경에서 갖는 강점은 분명하죠."
24일 강남구 논현동 제로투엔건축사사무소종합건설 사무실에서 만난 임지환 대표(사진)는 아파트 선호 현상이 “단순히 자산 가치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아파트는 채광과 통풍, 안전 같은 주거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법규마다 다르지만 20층짜리 동이면 앞에 20층 높이만큼의 공간은 있어야 하는 수준"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도심 속에서 이렇게 앞뒤가 넓게 트여 채광, 통풍이 갖춰진 주거 형태는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온라인바다이야기게임
다. 임 대표는 "도시로 봤을 때는 작은 섬처럼 경계를 치는 것이 아쉬울 수 있지만, 아파트 거주자 입장에서는 안전하다는 점 역시 장점"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아파트의 장점을 인정하되, 그것만이 유일한 해법이 되어선 안 된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형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 대표는 “아파트를 억지로 막으려오늘의주가지수
하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사람이 ‘여기도 살 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중간 지역을 키워야 한다"며 "채광과 통풍이 좋고 안전하고, 생활 인프라가 좋은 지역을 만드는 게 시장 안정의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임 대표가 말하는 ‘도심 속 중간 지역’은 서울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주거지, 중소규모 빌라와 다가구주식티커
밀집 지역을 뜻한다. 그는 “우리 도시의 질은 중간층에서 결정된다"고 했다. 이미 서울에는 최상위 레벨의 건축물은 이미 세계적으로 훌륭한 게 많지만, 일상에서 마주하는 건물의 수준이 낮으면 결국 도시 전체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박다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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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간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리모델링과 블록 단위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빌라도 블록 단위로 개발해 채광과 통풍을 확보하고, 주차장도 묶어서 짓는 방식으로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임 대표는 “모든 지역을 모두 부수고 재개발하는 것은 사업성도 나오지 않고 불가능하다"며 "기존 건축물을 기획 단알라딘릴
계부터 재생하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는 건축가가 초반부터 기획·시행·운영에 참여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제로투엔건축’은 시행·설계·시공을 모두 아우르는 구조를 지향한다. “우리나라는 설계와 시공이 따로 가는 ‘디자인 비드 빌드(Design-Bid-Build)’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건축주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설계 단계에서부터 비용과 완성도를 함께 고려해야 진짜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ROTC 공사 장교 출신인 그는 시공에도 자신이 있었다. 임 대표는 "군대에서 시공사를 컨트롤해본 경험이 있어서, 직접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리모델링 같은 변수 많은 현장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박다해 작가
제로투엔건축은 중소규모 프로젝트 중심으로 활동한다. 서울지하철 9호선 언주역 인근의 공실 빌딩 리모델링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망이 막혀 공실이 많던 건물이었는데, 구조를 바꾸고 입면을 개선했습니다. 임대료가 15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올랐어요. 우리가 직접 운영하면서 성과를 확인했습니다.” 제로투엔은 이 건물을 사옥으로 쓰고 있다.
박다해 작가
영등포의 공공임대주택 프로젝트도 그가 자부심을 갖는 사례다. 임대주택은 ‘못생겼다’는 편견을 깼다. 그는 "콘크리트 거푸집을 변형해 공사비는 늘리지 않으면서 입체적인 입면을 만들었다"며 "임대주택이 분양주택보다 더 멋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건축에서 강조하는 것은 ‘사회적 관심’이다. 건축물이 예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건축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학교에서도 이런 교육이 필요하다"며 "작품성, 내면적 공간에 치중한 방식보다는 사회에 관심을 갖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건축가가 나와야 프리츠커상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다해 작가
그는 후배 건축가에게 사회적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건축은 많은 자본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돈의 흐름,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알아야 한다"며 "사회가 돌아가는 걸 이해해야 좋은 건축이 나온다"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건축은 ‘작품’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임 대표는 그 구조적 변화를 직접 실행하는 건축가다. 시행에서 설계, 시공까지. 그는 ‘건축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책임지며, 도시의 중간을 다시 세우고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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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