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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모종혁 중국 통신원)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8% 상승했다. 외국 경제기관과 언론이 전망한 4.7%보다 높다. 하지만 1분기 5.4%, 2분기 5.2%와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성장을 견인한 분야는 공업 생산과 수출이었다. 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났고 9월에는 8.6% 증가했다. 반면 고정자산 투자와 소매판매는 부진에 접어들었다.
고정자산 투자는 1∼9월이 전년 동기보다 0.5% 감소했다. 2020년 1~8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나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저조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추진했던 소비 진작책 수학학원강사 인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것을 새것으로 바꿈)의 약효가 다했음을 의미한다. 중국 금융 업계는 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바꾸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덕분에 상반기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즉 이구환신이 없었다면, 소매판매는 1%대 증가에 머문 셈이다.



적금금리비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30일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6주년을 맞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 셉션에서 연설한 후 건배를 위해 잔을 들고 있다. ⓒAP 연합


실각설? 시진핑, '내부 장악력' 높이며 4연임 노려
중국이 3분기 경제 결과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3000천만원 이유는 10월20일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개막했기 때문이다. 4중전회에선 내년부터 시행될 제15차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의 초안을 마련한다. 4중전회는 나흘 동안 비공개로 진행돼 10월23일 폐막한다. 현재 중국 경제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중 관세전쟁은 격화일로이며 내수 부진과 부동산 침체로 인한 참조은부동산 경기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시진핑 국가주석이 어떻게 극복할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그 중장기 해결 방안이 15차 5개년 계획이다. 어떤 경제 청사진과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진핑의 4연임 여부도 가늠할 수 있다. 시진핑은 세 번째 임기를 2년 남겨놓았고 2027년에 4연임을 타진하게 된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생활이 풍요로 쇼핑몰창업자금 워져야 별다른 저항 없이 장기집권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지금 중국에서 시진핑이 얼마나 오래 통치할지, 시진핑이 물러나면 누가 그 자리를 대체할지를 얘기하는 사람은 전혀 없다. 올 상반기에 실각설이 떠돌긴 했으나 당·정·군에 대한 시진핑의 장악력이 공고하기 때문이다.
실제 시진핑은 자신의 수족까지 내치는 반부패 숙청을 지속하고 있다. 10월17일 국방부는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 위원 등 9명의 당적과 군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로 부패 혐의를 들었다. 허웨이둥과 먀오화는 시진핑이 3연임에 돌입하면서 중앙군사위에 끌어들인 군부 내 최측근이었다. 하지만 먀오화는 지난해 11월부터, 허웨이둥은 올해 4월부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낙마설이 불거졌다. 그 과정에서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10월18일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이 여전하다는 분명한 신호가 등장했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군대 반부패 투쟁을 확고부동하게 끝까지 진행하자'는 논평을 실은 것이다. 해방군보는 전날 9명에 대한 숙청 발표에 대해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가 반부패 투쟁을 끝까지 진행하겠다는 굳건한 결심을 다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군과 무장경찰부대 장병은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 시 주석의 지휘에 굳게 복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는 부패 척결을 앞세운 시진핑의 통치에 군이 절대 복속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이렇듯 향후 비전을 선보이고 당·정·군 모두를 확고히 장악하는 일은 시진핑 입장에서 아주 중요하다. 10월31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본격 대면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경주에서 시진핑은 집권 2기를 맞이한 트럼프와 처음 만난다. 트럼프는 정상회담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톱다운' 방식을 선호해 왔다. 또 회담 과정에서 상대 약점이나 국내 이슈를 파고들어 공격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시진핑은 미·중 정상회담 이전에 준비를 단단히 마칠 필요가 있었다.
내정을 굳건히 다진 시진핑과 달리 트럼프는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중국과 조속한 무역 협상 타결을 원하는 듯한 발언을 연이어 한 것이다. 10월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기자 질문에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과 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매우 공정한 협정을 체결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11월1일 관세를 155%까지 인상할 수 있다"며 "거래하지 않으면 중국은 큰 곤경에 처하게 되고,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10월21일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이 고율 관세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대미 협상에 적극 임할 것이라는 속내를 비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관세폭탄을 회피하기 위해 대미 수출의존도를 아예 줄이는 전략을 진행했다. 실제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됐던 2018년 19.1%에서 2024년 14.7%로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선 대미 수출 비중 하락 추세가 가팔라져 상반기엔 11.9%로 급락했고, 9월엔 10.4%까지 떨어졌다. 이렇듯 미국에 대한 수출은 대폭 감소했지만, 중국의 전체 수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1∼9월 수출액은 2조77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무역흑자도 8750억 달러를 거뒀다. 수출과 무역흑자 모두 역대 최고치다. 아세안,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거둔 성과다. 따라서 트럼프의 바람과 달리, 중국은 수출 지역 다변화로 미국과 거래하지 않아도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한 것이다.
'수출 다변화'로 美 의존도 낮춘 中의 자신감
그래서인지 중국은 미국에 대한 역공에 나섰다. 10월9일 상무부는 '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발표했다. 교통운수부는 10월14일부터 미국 선박에 대한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 4월 발표한 중국 운항 및 중국산 선박을 대상으로 한 입항료 부과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앞세워 보복에 나서자, 트럼프는 호주 총리와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10월2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희토류 공급의 핵심은 매장량이 아닌 첨단 정제기술에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희토류의 고정밀 정제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라며 "미국·호주 협력이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적 위치를 흔들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중국이 역공에 나서자, 시진핑이 경주에서 트럼프와 쉽게 합의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가 원하는  '미국을 위한 공정한 합의'가 아닌 중국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위해 시간을 최대한 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APEC은 트럼프를 탐색하는 무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