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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떠오르는 것 몇 이을 처음 누워있었을해초 개척자들 활동가. 해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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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가 봉쇄돼 있고, 굶주린 사람들이 있고, 살인과 납치와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그들을 돕기 원하지만, 육로로는 갈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배로 가는 거다. 그뿐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단의 유일한 한국인인 해초(27·김아현) 평화운동공동체 ‘개척자들’ 활동가는 출항 전날인 26일 밤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해초는 20년 가까이 진행된 가자지구 구호선단 운동에 참여한 첫 한국인이다.
그가 참여한 ‘자유함대연합’(FFC) 소속의 ‘가자로 향하순자산액
는 천개의 마들린호’(TMTG·천개의 매들린) 선단은 지난 6월 가자지구 해상 봉쇄를 돌파하려던 마들린호에서 이름을 따왔다. 당시 마들린호엔 스웨덴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탑승했으나, 공해 상에서 나포 뒤 추방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3학년인 해초는 2012년 초등 대안학교를 다니던 시절부터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일던 제주 강정바다이야기
마을을 찾았다. 이를 시작으로 학창시절 매년 방학마다 강정을 찾던 그는 대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활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2년 개척자들의 ‘평화항해자’ 프로그램에서 항해를 배운 그는 2023년 107일간 길이 9ｍ 무동력 세일링 요트를 타고 제주 강정과 일본 오키나와, 대만의 군사 관련 지역을 항해했다. 2024년에는 미국 평화 운동의 상징적 우노앤컴퍼니 주식
존재인 요트 ‘골든룰호’에 탑승해 두 달간 다수의 핵무기가 배치된 미국의 서부 해안을 횡단하는 탈핵 운동을 벌였다. 올해 6월에는 제주 강정부터 한강까지 세일링 요트 ‘요나스 웨일’을 타고 진도(세월호)와 광주(5·18) 등을 거치며 평화 연대 활동을 했다.
“물은 모든 곳과 연결되어 있다. 바다 위에는 물리적인 국경이 없다. 땅에서는 갈유럽증시개장시간
수 없는 곳도 바다를 통해선 갈 수 있다는 그 감각이 계속 배를 타게 만들었다.”
수년 전부터 그는 해상 활동가로서 가자지구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 한 오랜 시도들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 7월 천개의 매들린호에서 선원을 모집한다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 주저 없이 지원했다.
구호품을 실은 배가 가자지구 해역에서 이스라성기배
엘의 봉쇄를 뚫으려는 시도는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진행되어 왔다. 2016년까지 31척의 선박을 출항시켜 단 5척만이 가자지구 해안 도착에 성공했다. 2010년 이후로는 접안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이번엔 글로벌수무드함대 50여척과 천개의 마들린 8척을 합쳐 역대 가장 많은 선박이 함께해, 함대에선 봉쇄선 돌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해초는 지난 19일부터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훈련을 받아왔다. 15개국에서 농부, 정치인, 선원, 간호사, 엔지니어와 9명의 유럽국가 국회의원 등 60명이 참가했는데, 아시아에서 온 사람은 말레이시아인 활동가와 해초 둘뿐이다.
훈련 중에는 군인 역할을 맡은 활동가가 욕설까지 하는 나포 상황 훈련도 있었다. 해초는 나포 훈련 중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 노인 활동가의 강렬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성별이나 인종, 종교적으로 가장 표적이 될만한 사람이 오히려 상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그 눈빛이 경이로웠다”라고 말했다.
해초는 ‘알라 나자르’(Alaa Al Najjar)란 이름을 새로 붙인 무동력 세일링 보트에 탑승한다. 10ｍ를 넘지 않는 작은 배로 미국인 1명, 프랑스인 3명 등 모두 5명이 탑승한다. 지난 5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녀 9명을 잃은 팔레스타인 의사 알라 나자르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번 항해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지난 1일부터 항해 중인 글로벌수무드함대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공격을 3차례 받았다. 지난 5월에도 가자지구로 가려던 컨션스(양심)호가 몰타 해안 인근 공해 상에서 무인기 공격을 받아 4명이 다쳤다. 2010년에는 이스라엘 특공대가 공해 상에서 마리 마르마라호를 공격해 활동가 10명이 숨졌다.
더 우려되는 것은 나포된 이후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장기 구금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7월 21명이 탑승한 한달라호가 가자지구 인근 공해 상에서 나포된 뒤, 일부 탑승자들은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침대에 빈대가 들끓고, 산책이 허용되지 않는 등 열악한 환경에 수감됐다고 했다. 유일한 흑인이었던 미국인 활동가 크리스천 스몰스는 폭행까지 당하고, 가장 늦게 풀려났다.
해초는 “인종·성차별적인 이스라엘 쪽 관계자들은 이슬람교도, 여성, 다른 인종들에게는 더 가혹한 폭력과 학대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해초는 이런 위험을 알고 항해를 결정했다. 그는 자신의 사망 시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이번 항해가 자신의 결정이라는 내용을 담은 유서를 작성해 조력자들에 전달한 상태다.
“이스라엘이 드론으로 폭탄을 투하하는 만행을 보면 무섭기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공포도 희망에 대한 의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 바다를 항해하며 배운 것이다. 누군가 계속 시도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가 탄 배는 27일 오전 8시(현지시각)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시의 산지오반니리쿠티항에서 출항했다. 10일 뒤 가자지구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천개의 마들린호 선원들은 이스라엘 군인들에 체포되기 전 바다에 모든 전자기기를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해초는 일회용 사진기 하나만은 끝까지 가지고 있을 생각이다. 해초는 “난 우리가 가자에 도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도착하면 체포되기 전 짧은 순간, 영화로만 봐왔던 가자의 푸른 바다와 사람들을 촬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