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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놓인 시간이 싫어했다. 정도였다. 순해 붙어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9년 낙태죄 사실상 폐지 후에도 관련 법이 개정되지 않아 임신중지약 국내 판매허가를 낼 수 없다고 설명해왔는데, 실제로는 현행 법상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자문을 여러 건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몇년째 임신중지약 도입을 미루면서 여성의 건강권 침해를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국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이 최근 식약처로부터 받은 ‘지난 5년간 임신중지 관련 법률 자문 내역’을 보면, 식약처는 2021년 7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총 4곳의 로펌으로부터 6건의 외부 법률 자문을 받았다. 이중 4건이 모자보건법과 형법 개정 없이도 임신중지약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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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네트워크’ 활동가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9.28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 맞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도현기자
2019년 형법상 낙태죄 조항이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자 국내 제약사인 현대약품은 2상장종목
021년부터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복합제인 ‘미프지미소정(미프진)’의 품목허가를 세 차례 신청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관련 법안이 정비되지 않았다며 심사를 미루고, 자료보완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
[플랫]먹는 임신중단약 ‘미프진’, 국내 도입 무산됐다
2021년 7월 자문 건은 “낙태죄 또는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형법 ELW용어
및 모자보건법 조문의 개정 여부와 무관하게 인공임신중절의약품의 품목허가는 가능하며, 이에 따른 수입 및 유통 또한 합법적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변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형법상 낙태죄 조항이 효력을 잃으면서 임신중지를 처벌한 법적 근거가 사라져(일반적인 유죄성의 제거), 모자보건법에 규정된 범위를 벗어난 임신중지라 하더라도 현행법상 불법으로 단정할 수 2011유망펀드
없다는 것이다.
같은 달 자문 건은 “현재의 개선입법 공백 상태에서는, 형법적·모자보건법적인 관점에서 미프진을 불법적인 효능·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으로 보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이 돌아왔다. 다만 임신중지약물이 임신기간 ‘전체’에 걸쳐서 ‘무차별적으로’ 수입·유통될 경우에는 의사가 의료법에 따라서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처벌골드몽게임
받는 등 위헌적 행정처분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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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과 2023년 8월 자문 2건도 식약처에 법률 개정 전 도입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로펌 측은 “안전성·유효성 및 품질이 모두 확보된 경우라면 본건 의약품에 대한 본건 허가 수리를 고려할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약사의 임신중지 허용에 대한 부분이 관련법에 공백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의사가 병원 내에서만 처방·투여하도록 허가 조건을 부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식약처가 ‘법률 개정’이라는 단서를 달고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위법하다고 자문한 경우도 있었다. 식약처는 불확실한 입법 상황을 고려해 ‘형법 및 모자보건법 등 관련 법률 개정 이후에 해당 의약품 사용·판매가 가능하다’는 부관을 품목허가 지침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로펌 측은 “(부관은) 법률상 근거도 없고, 부당결부금지의 원칙 위배 등 내용적 한계가 명확하다”며, 오히려 이 같은 조건을 다는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2022년 2월과 2023년 8월 2건은 입법공백 상태에서 품목허가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변이 돌아왔다. 로펌 측은 입법공백 시기에 약을 판매한 약사가 낙태죄로 처방받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우려해 위법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약물의 오남용을 우려하기 위한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약물을 허가하는 것이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 인정하기 어려워, 법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미프진은 일반의약품이 아니라 전문의약품으로 품목허가가 날 것이기 때문에, 로펌에서 나온 우려 의견들이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과 관리가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소화제나 두통약처럼 약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없다. 이 국장은 “의사 진료와 처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미프진이 임신 후기에 사용되거나, 약사가 자의적으로 판매할 우려는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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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법률자문은 내부 검토에 참고하기 위한 목적이며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 개정 이전에 품목허가를 하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다양한 찬반 의견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최근 남 의원실에 “미프진에 대한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서도 “법률상 근거가 마련되고 현대약품이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신속히 심사를 속개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27개 여성시민단체로 구성된 ‘모두의 안전한 임신을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는 서울 광화문에서 23일 오전 ‘국정과제로 약속한 유산유도제를 도입하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의 서은솔 약사는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지연은 여성들이 자신의 건강과 삶에 대한 기본적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혜원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사무국장은 “임신 초기 가장 안전한 방법은 유산유도제 사용”이라며 “(미프진)도입은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 보장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한 의약품을 도입할 의무가 있는 식약처가 실제로는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하다는 법률 자문을 받아놓고도 허가를 지연하며 여성의 건강권 침해를 방관한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식약처는 더 이상 지연하지 말고 조속히 허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혜인 기자 hyein@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